"옛날에 통도사, 법주사, 선암사 주지 스님 세분이 서로 이야기를 하다가
자기 절에 대중이 얼마나 많은지 한번 헤아려 보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어.
서로 자기 절에 대중이 많다고 은근히 자랑하고 싶었던 거야.
먼저 통도사 스님이 '우리 통도사 돌쩌귀에 쇳가루가 서말 서되나 떨어졌다네'. 하고
말을 하고 나섰어. 이 말은 절의 문을 너무 여닫는 바람에 쇠붙이로 만든 돌쩌귀가
많이 달았다는 이야기야. 결국 절을 찾는 대중이 많다는 뜻이지. 그러고 나서
통도사 스님이 법주사 스님한테 '법주사 솥이 크다는데 얼마나 큰가?'하고 물었어.
그러자 법주사 스님이 얼굴에 웃음기를 싹 지우고 '글쎄 재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동지 팥죽을 끓이면 배를 타고 다녀. 그런데 작년에 배를 타고 들어가신 분이
풍랑을 만나 아직도 못 나오고 있다네.'하고 말했어. 배를 타고 다닐 정도로
솥이 크니 그 솥이 얼마나 크겠나. 정말 크겠지. 이 또한 배를 타고 팥죽을 많이
끓여야 할 만큼 대중이 많다는 뜻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법주사 스님이 선암사
스님한테 '선암사 뒷간이 크다는데 도대체 얼마나 큰가?'하고 물었어. 그러자
선암사 스님은 '글쎄, 서울서 오신 신도가 일을 보고 나서 나중에 서울에 당도하고
나면 그때서야 툭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네.'하고 말했대. 그만큼 선암사 뒷간이
크고 깊다는 얘기지. 하하!"
- 산산조각 - 정호승 우화소설에서
더위에 폭우에 힘들었던 여름이 조금씩 가고 있나 봅니다.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도 불고 있구요.
공부하기 좋은 계절이 곧 오겠조.
우리 세화 학생들 화이팅입니다.!!